[외교뉴스] 대만, 개헌 논의 발의…"현실의 중국 직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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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뉴스] 대만, 개헌 논의 발의…"현실의 중국 직시하자"
  • 이정호 기자
  • 승인 2017.09.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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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진당 전국당원대표회의에서 연설 중인 대만 차이잉원 총통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정호 기자]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현실의 중국을 직시해야 한다며 개헌 논의를 발의했다.

25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민진당 주석을 겸하고 있는 차이 총통은 전날 민진당 전국당원대표회의에서 과거 권위주의 시대와 선을 긋고 민주 체제에 걸맞게 헌정체계를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외교 및 국제참여, 지역안전 및 양안, 국방, 자유인권, 정치체제, 재정과 경제, 사회복지, 노동 등 12개의 주요 개헌 쟁점에 대해 싱크탱크에 검토를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대만에는 권위주의적 정치체제만 있었으나 세 차례 정권교체를 거치면서 더는 권위주의가 대만의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이 구체적인 개헌안 내용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투표 가능 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낮추는 한편 인권보호 조항을 신설하고 113석의 입법원(의회) 의석수를 늘리는 개헌안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2년 전 개헌 논의 당시 이들 안건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개헌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차이 총통은 이날 회의에서 통상 대만에서 중국을 일컫는 '대륙'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대만의 주체적 의식과 원칙에 따라 중국과 상호 작용하는 새로운 모델을 찾아야 한다"며 달라진 대(對) 중국 인식도 헌법에 반영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중국에 대한 정서적 혐오나 맹목적 호의 모두 중국의 현재를 정확하게 직시할 수 없다"며 "현재의 중국은 30년 전과 매우 다르며 중국의 굴기(堀起)는 현재 전세계의 모든 국가가 직면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퇴임후 비리 혐의로 수감됐다가 가석방 치료중인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의 특별사면안도 상정됐으나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천 전 총통 사면안에 대해 민진당 대의원 85% 이상이 서명을 하며 지지했으나 회의 도중 5분간의 휴식 직후 열린 특별사면안 처리에 대의원의 3분의 1밖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일부 대의원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차이 총통은 "의결정족수가 충족이 안됐기 때문"이라며 "민진당은 어떤 일이든 법에 따라 처리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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