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로 암 제거...암 정복 시대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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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로 암 제거...암 정복 시대 앞당긴다
  • 김태문 기자
  • 승인 2017.08.17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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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녹십자셀 이득주 대표
▲ 녹십자셀 이득주 대표

[코리아포스트 김태문 기자] "일반적으로 간암은 치료 후 5년 뒤 75%의 환자에게서 재발합니다. 하지만 녹십자셀의 면역세포치료제를 쓰면 이러한 재발의 위험성을 33%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전 세계에 유일한 것으로, 이러한 우수성 덕분에 이번 방미 기간 중 많은 미국 주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인 미국 방문길에 경제인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제약바이오 분야의 대표기업 중 하나인 (주)녹십자셀 이득주 대표는 미국 방문에서 느낀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득주 대표는 다수의 미국 주 상무관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며 서로 녹십자셀을 자신의 주와 서로 협력 관계를 갖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본 것이 가장 뿌듯한 점이자 이번 방미의 큰 성과였다고 말했다. 

전날 셀렉트 USA 참가, 다음날 대통령 경제인단으로 다시 방미 

이득주 대표는 대통령 경제인단으로 미국을 방문하기 전날에도 이미 미국에 체류하고 있었다. 미국 상무부가 주관하는 비즈니스 행사인 '셀렉트 USA(Select USA)'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 행사는 세계 각국의 기업 중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제품,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 국익과 국민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기업을 선정, 미국 내에서 투자 유치를 위한 설명회와 상담을 진행하는 행사다. 각 국의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격의 기관이 선정한 기업들이 참여하는데 녹십자셀도 여기에 선정되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득주 대표는 이 행사에서 녹십자셀의 면역항암제를 소개했다. 환자 자신의 몸속에 있는 면역세포를 이용해 암을 제거하는 차세대 항암제이다. 이 기술의 시초는 수십 년 전 미국에서 개발된 바 있지만 체계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여 상용화에 성공한 나라는 없었다. 

녹십자셀이 간암 환자에 대한 수년간의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을 때 미국 관계자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재발율이 75%로 까다로운 간암에 대한 재발의 위험을 33% 줄일 수 있고, 전반적인 사망의 위험 역시 67% 줄인 사례는 세계에 전무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환자 자신의 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치료에서 나타나는 부작용도 거의 없다. 

이러한 분위기를 뒤로 하고 행사를 마친 이 대표는 귀국했다가 몇 시간 뒤 다시 대통령 방미인단 일원으로 미국에 입국했다. "당시 국내 환자와 약속이 있어 한국에 입국했다가 당일 저녁 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당일 미국에서 귀국했다가 다시 미국으로 출국해 보기는 처음이었죠." 

이 대표의 수고는 그만큼의 보상을 받았다. 전날까지 이 대표와 미팅하며 녹십자셀에 호의를 보이던 미국 기업과 주정부 관계자들은 다음날 이 대표가 한국 대통령과 함께 다시 미국을 방문하자 더 큰 신뢰감을 보였다. 

셀렉트 USA 행사에서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미국 식품의약국(FDA), 미국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등 보건당국 관계자들과 만나고 싶어 했던 이 대표는 대통령 경제인단으로 재입국해 이들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모두 완료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미국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다시 동일한 임상시험을 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관계 기관 담당자들과의 만남이 중요했습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을 수행하는 기업이라면 그만큼의 기술력이 있을 것이라는 신뢰감을 준 것이 이번 경제인단 참가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로 암을 제거하는 녹십자셀 면역항암제, ‘이뮨셀-엘씨’ 

1992년 설립된 세포치료 전문기업 녹십자셀은 세포치료제 및 생산을 통해 암 등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고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지향하는 기업이다. 

2002년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을 시작한 이래 2007년 세계 최초로 간암에 대한 항암면역세포치료제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녹십자셀의 항암면역세포치료제는 환자의 혈액 속에 있는 면역세포를 추출, 이를 배양하고 항암기능을 더욱 강화하여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새로운 개념의 맞춤형 면역항암제이다. 

기존 항암제 이상의 치료 효과를 보여주면서도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활용해 치료제를 만들기 때문에 부작용이 상당히 미미한 차세대 항암제로 암세포 사멸뿐만 아니라 인체의 면역체계를 강화해 포괄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녹십자셀은 항암면역세포치료제를 이뮨셀-엘씨 (Immuncell-LC)라는 이름으로 출시, 지금까지 국내에서 약 3000명의 암 환자가 이 치료제의 혜택을 얻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초기간암에 대한 3상, 4상(추적관찰) 임상시험에서 230명의 환자에게 투여하여 효과를 증명하였다. 또한 뇌종양과 췌장암에 대해서도 임상시험을 종료하고 수백 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

이뮨셀-엘씨는 췌장암, 간암, 뇌종양(교모세포종) 임상시험 및 논문 발표에 이어 지난 3월 뇌종양 임상시험에 대한 리뷰 논문을 발표했다. 지난 6월에는 간암에 대한 5년 장기추적 관찰 결과도 발표했다. 
이득주 대표는 “지난 6월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와 참가자 반응을 살펴봤을 때 제약·바이오 업계 화두는 단연 세포치료제 및 면역항암제”라고 말했다.

이 외에 녹십자셀은 난소암, 폐암, 위암, 신장암, 흑색종 등 다양한 암종에 대한 비임상시험(동물실험)을 했고, 대장암, 간암 3, 4기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면역세포은행 사업, 세포보관 사업, 위?수탁(CMO)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췌장암에 대한 임상시험 당시, 수명이 3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말기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녹십자셀의 면역세포치료제를 투여한 환자의 25%에서 치료 반응률이 나타났으며, 질병이 진행 없이 평균 11주를 살았습니다. 이러한 결과 역시 세계적으로도 고무적인 결과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임상시험 결과들은 미국 관계자들에게 아주 흥미를 갖게 했으며, 여러 주정부 관계자들이 자기 주정부에서 협력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하겠다며 서로 녹십자셀에 관심을 가졌다. 

녹십자셀의 대표이사를 맡은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이 대표는 녹십자셀 제품의 우수성이 이정도인 줄은 이번에 미국에 가서 처음 체감했다고 말했다. 

▲ 녹십자셀 연구실과 연구원들

한국에 우호적이고 한국인 과학자 많은 지역과 협의할 것 

이득주 대표는 아주대학교 의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지난 3월 녹십자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의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발로 뛰어다녀야 하는 기업 대표이사 제의를 받았을 때는 처음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대표이사 제의를 수락한 이유는 단 하나, 면역세포치료제라는 녹십자셀의 제품이 마음에 들어서였습니다. 이 제품을 널리 알리고 많이 보급할수록 더 많은 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으니까요." 

이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미국 진출에 중점을 뒀다. "미국에서는 연간 4만 명 정도의 간암 환자가 신규 발생합니다. 녹십자셀은 우선 4상 임상시험까지 완료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이 치료해 온 간암 1, 2기 환자를 목표로 할 계획입니다. 이 경우 미국에서는 연간 약 2만 명 정도가 녹십자셀의 치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인당 가격은 국내에서보다 더 높게 책정할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는 연 15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국내 인구와 환자 수를 감안하면 연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은 시장도 더 크고 우리의 제품에 대해 우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미국 간암 환자는 인종간의 편차와 미국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에 간암 환자가 많고 동시에 해외 파병 미군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더욱이 미국은 해외 파병 미군에 대한 의료복지 수준이 매우 높다. 이들이 미국에 귀국할 경우 검사, 진료 또한 철저하다. 미국 시장에 대해 고민하는 또 다른 이유다. 

"미국 시장의 잠재력을 생각하던 중 대통령 방미 경제인단에 합류해 달라는 제의는 우리에게 좋은 기회였지요." 

이 대표는 우호적인 다수의 미국 주와 협의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한국과 한국 기업에게 우호적이고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며 보건 관련 공공기관, 대학, 병원 등이 다수 위치해 있는 주가 유리하며, 특히 한국인 과학자가 많이 있는 곳이 좋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각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세포를 배양하는 면역세포치료제는 맞춤형 사업입니다. 그래서 자동화, 기계화가 쉽지 않고 사람이 직접 일을 해야 하는 사업입니다. 특히 단순 노동자보다는 의료인, 과학자 등 고급인력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입니다. 이러한 일자리 창출 기능을 미국 정부는 특히 중요시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래서 녹십자셀 관계자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미국을 잘 아는 교포 2세 등 한국인 과학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 좋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대표는 세계 각국 및 기업에게 녹십자셀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고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득주 대표는 회사에 대한 보다 장기적인 포부도 밝혔다. "앞으로는 암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암 발생 여부를 예측해 알려줄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예측이 가능해지고 자신의 면역세포로 부작용 없이 치료하는 방법이 결합되면 암을 정복하는 날도 머지않아 도래할 것입니다." 

이 대표는 "앞으로 녹십자셀의 암 치료에 대한 기여도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면 유수한 글로벌 기업에게 협력을 제안할 생각입니다. 후진국일수록 많은 간암의 특성을 감안, 이들이 자금을 대고 녹십자셀이 기술을 제공해 후진국 암 환자 치료에 공헌하면 글로벌 차원의 사회 환원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 녹십자셀 연구실의 연구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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