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수익성도 '경고등'…글로벌 업체 중 최하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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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 수익성도 '경고등'…글로벌 업체 중 최하위권
  • 이미경 기자
  • 승인 2017.08.1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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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미경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올 상반기 판매실적뿐 아니라 수익성 면에서도 글로벌 경쟁사들에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주요 자동차업체 12곳 중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13일 각 사의 실적발표와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5.4%로, 지난해 같은 기간(6.6%)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상반기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3.0%로, 전년(5.2%) 대비 2.2%포인트 낮아졌다.

반기 기준으로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주요 자동차업체 12곳의 영업이익률 기준 순위를 매긴 결과 현대차는 일본 혼다(5.4%)와 공동 9위에 그쳤다. 지난해 4위에서 5계단이나 내려앉은 것이다.

기아차는 영업이익률이 가장 낮아 작년 공동 8위에서 올해는 꼴찌인 12위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이 악화한 것은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수요 둔화로 인해 재고와 인센티브(판매 장려금)가 증가한 데다 저성장 기조 속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관련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타엔진 리콜 등 품질 관련 비용이 발생하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해 중국법인의 실적이 악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른 글로벌 업체들은 상반기에 대체로 선전했다.

독일 BMW는 지난해와 비슷한 영업이익률(11.3→11.2%)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현대차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신차 출시와 신기술 개발 관련 지출이 늘었음에도 긍정적인 환율 환경과 고수익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판매 비중 상승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다임러(7.3→9.6%)는 2위, 폴크스바겐(4.9→7.7%)은 4위를 각각 차지해 독일 차들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3위는 미국 GM(7.5→8.0%)이었다.

도요타(8.8→7.0%·5위)와 닛산(6.5→6.3%·6위) 등 일본 차들은 엔화 강세,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다소 낮아졌으나 현대차보다는 우위를 점했다.

▲ 사진=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 사옥.(연합뉴스 제공)

현대차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2년까지 연평균 1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한때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2011년 10.3%를 정점으로 영업이익률이 떨어지기 시작해 2012년 10.0%, 2013년 9.5%, 2014년 8.5%, 2015년 6.9%, 2016년 5.5% 등으로 5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차가 뒤처지는 사이 도요타와 BMW 등 주요 경쟁사는 긍정적인 환율 환경을 등에 업고 원가 절감에 성공하면서 빠르게 치고 올라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저성장 기조가 당분간 이어지고 신기술 개발과 함께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기아차가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면 상품성을 높여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원가 절감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 제네시스 G70 등 신차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수요가 둔화한 미국 시장에서는 무리한 양적 성장보다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두고 인센티브 및 재고 안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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