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스페인, '경기회복 추세' 소비패턴도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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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스페인, '경기회복 추세' 소비패턴도 변한다
  • 김영삼 기자
  • 승인 2017.05.2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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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GDP 증감률 추이(2012~2016년).(사진=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영삼 기자]스페인의 각종 거시경제지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이제 기나긴 경기침체 끝에 완연한 경기회복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최근 3년간 플러스 성장이 지속됐는데 GDP 증감률도 2014년 1.4%, 2015년 3.2%, 2016년 3.2%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기회복이 스페인 현지 내 소매판매 및 소비심리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매판매는 2014년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돼 꾸준히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으며, 2017년 1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3.9% 증가했고 소비심리도 스페인 소비자들의 소비심리지수는 2016년 4월 91p에서 217년 4월 106.7p로 15.7p 증가했다.

2015년 진행돼 2016년 발표된 소비패턴 관련 앙케이트에 따르면, 현지 소비자들은 경제침체기보다 씀씀이나 들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쇼핑 시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지출을 더 많이 한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전년대비 3.3% 늘어났으며, 품질이 좋은 제품이라면 돈을 더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도 1.7% 증가했다.
 
반면, 과거에 비해 현재 예상치 못한 지출을 할 때 생각을 더 하는 편이거나 PB제품과 일반 브랜드 제품의 품질이 같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전년대비 각각 3.4%, 2.3% 감소했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소비성향을 가진 스페인 소비자들은 구매 시 조그마한 가격 차이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지만, 경제위기를 거치며 소비심리가 극단적으로 위축돼 무조건 저렴한 제품만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난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현지 소비자들은 이러한 소극적인 구매 방식에서 벗어나 원래 고유의 소비성향을 되찾아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지 소비자들이 쇼핑 장소를 정할 때 고려하는 사항에서 2014년 당시 4위에 랭크돼 있었던 중저가 가격 경쟁력 여부가 2015년에는 3계단 하락해 7위로 밀려났고 그 밖에 품질대비 가격 경쟁력 여부는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스페인 국민들은 자국 식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높아 외국음식 문화에 대해 그리 개방적인 편은 아니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인한 인스턴트 및 포장음식 소비 확대, 대도시를 중심으로 외국문화에 개방적인 젊은 소비층 증가 등과 같은 영향에 힘입어 이들에겐 생소했던 동양음식이 빠르게 보편화돼 가고 있다.

Kantar Worldpanel에 따르면, 2015년 스페인 내 누들 및 포장스시 판매가 전년대비 각각 51%,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경제위기 기간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낸 품목은 PB브랜드(속칭 '노 네임 브랜드')로 최소한의 품질 보증 대신 매우 저렴한 가격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돼 소비재 판매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자 PB브랜드 성장폭이 크게 둔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전체 포장 소비재 중 PB 브랜드 비중이 2013년 33.8%에서 2015년 33.9%로 0.1% 증가하는 데에 그쳤으며 포장식품, 가정용 화학용품, 향수·화장품 등 대부분의 세부 품목에서도 이와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현지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점차 나아져 머지 않아 '생존을 위한 지출' 패턴에서 벗어나 '삶을 누리기 위한 지출'로 회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MF, EIU 등 대부분의 경제관측기관에서는 2017년과 2018년에도 스페인 경제가 2%대의 경제성장을 유지해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인근 유럽에 비해 매우 낮은 평균소득은 현지 소비시장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페인의 평균 연봉 수준은 2016년 기준 2억6710만 유로로 독일(4억7809만유로), 프랑스(3억8049만 유로), 이탈리아(3억0642만 유로) 등 인근 유럽국가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 스페인 소비재 시장 진출 시에는 정교한 가격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즉,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됐으므로 그간의 극단적인 저가 마케팅에서 조금은 벗어날 여지가 있지만,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경제위기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은 아님으로 당장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은 어려울 수 있다. 이에 가격 변화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트렌디한 시장 공략도 구상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스페인 소비자들의 입맛이 점차 세계화 돼 가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음식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어 최근 누들이나 스시 판매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이어 받아 우리기업들은 수출이 가능한 인스턴트 식품이나 장 및 소스류, 음료 등에 대한 판매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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