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말레이시아, 이슬람 금융의 성장 '지속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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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말레이시아, 이슬람 금융의 성장 '지속세'
  • 김영삼 기자
  • 승인 2017.04.2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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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원= 톰슨로이터 & MIFC)

[코리아포스트 김영삼 기자]중동의 걸프아랍국협력회의(GCC) 소속 이슬람 국가들의 오일머니를 투자자금으로 유치하기 위해 샤리아법에 따른 이슬람 채권 등 금융상품들이 적극적으로 도입돼 왔다.

실제로 글로벌 이슬람 금융은 2006년 500억 달러 규모에서 현재 3190달러 규모로 6배나 성장했으며, 지난 10년간 11%대의 두 자릿수 성장을 해왔다.

현재 33개국이 이슬람 금융을 도입해 운영 중이고 이 중 12개 국가의 이슬람 금융이 전체 금융시장 1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정착단계다. 특히 영국, 독일, 필리핀, 룩셈부르크 등 비무슬림 국가에서도 이슬람 금융이 성장 중이다.
 
이슬람 금융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iah)에 따라 이자(Riba) 수취와 비도덕적 거래를 금지하며, 샤리아위원회의 인증을 의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금융과 차별화되있고 상품이나 서비스와 같은 실물거래를 동반해 거래가 이뤄지며, 사업파트너로 참여해 수익과 위험까지도 배분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새로운 금융 옵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슬람 금융은 다른 채권이나 금융상품에 비해 필요 금액 이상으로 조달도 가능하며, 수익금 또는 배당을 연체할 경우에도 연체료가 낮아서 유리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이슬람 금융은 소매금융에서부터 보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의 대상인 수쿠크는 2001년에 고안된 일종의 채권형 이슬람 금융상품이다.

수쿠크는 코란이 이자수취는 금지하지만 부동산 투자나 자산임대와 같은 실체가 있는 거래에서 창출되는 이익을 얻는 것은 허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된 투자형 채권이다.
 
비록 채권이지만 기존 채권과 달리 이자 대신 채권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일정 사업에 투자해 그 수익을 분배하기 때문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리스와 같은 자금운용이 가능하다.
 
 2016년 세계 수쿠크 시장은 2012년을 정점으로 2015년까지 3년간 감소했던 시장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동향을 보였다.
 
 총 수쿠크 발행규모가 748억 달러에 이르러 2015년 대비 13.2%나 확실하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수쿠크 시장은 전통적으로 말레이시아가 지배적인 시장점유율(46.4%)을 기록하고, 그 뒤를 인도네시아(9.9%)와 아랍에미리트(9%), 터키(5.5%)가 쫓고 있다.

현재 GCC 6개국이 발행한 수쿠크 금액을 모두 합쳐도 196억 달러에 불과해 말레이시아에 미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간 국제경기 침체로 인해 회사보다는 각국 정부가 재정 부족을 메우려는 국부펀드(Soverign bonds)가 주된 수쿠크 수요처였다. 그러나 2016년에는 63.2%에 달하는 473억 달러가 민간기업 쪽에서 수요됐으며, 그 중에서도 금융권기업들이 주축(80.7%)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DanaInfra Nasional Berhad, MEX II Sendirian Berhad, TNB Global 등 국영기업이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데 수쿠크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말레이시아 이슬람 금융의 발전과 주요 금융기관
 말레이시아는 50년 이상의 이슬람 금융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본격적인 발전의 계기는 2001년 중동에서 수쿠크를 처음 발행하면서부터라고 한다.

말레이시아는 위의 인구분포표에서 보듯이 30세 이하의 젊은 층들이 많아 지속적인 금융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다수(67%)를 차지하는 말레이계가 상대적으로 다산 성향을 가진 무슬림들이어서, 향후 이슬람 금융시장 주도로 성장해 갈 것으로 보인다.

2016년에도 말레이시아는 총 347억 달러의 수쿠크(Sukuk)를 발행해 전 세계 수쿠크 발행시장의 146.4%를 차지하면서, 수쿠크 발행 1위 국가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주요 이슬람 은행으로는 링깃화 기준 최대 수쿠크 발행은행 Maybank를 들 수 있는데, 전체 612억9000만 링깃의 말레이시아 수쿠크 발행시장에서 27.8%인 165억9000만 링깃을 발행했다.
 
 그 뒤를 이어 CIMB 은행이 22.88%인 140억2000만 링깃의 수쿠크를, RHB은행이 18.47%인 113억2000만 링깃 규모의 수쿠크를 발행해 3위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글로벌 수쿠크 시장에서는 CIMB가 총 53억3000만 달러로, 전 세계 수쿠크 시장 581억7000만 달러 시장에서 9.16%를 차지해 아직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Maybank와 RHB은행은 각각 3, 6위였다.
 
 이슬람 금융 글로벌 표준 지향: '샤리아 교육지침' & '실질운영기준 제정'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2015년 8월에 수쿠크의 한 유형인 무라바하(Murabahah)에 대한 '샤리아 교육지침(Educator's Manual)'과 '실질운영기준(Practical Operational Standards)'을 제정해 발표했다.
 
무라바하는 금융회사가 고객 대신 주택이나 차량, 가전제품 등을 구입한 뒤에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고 임대를 하는 임대방식 채권이다.

이렇게 말레이시아는 수쿠크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글로벌 이슬람 금융 허브로서의 표준을 주도해가는 데 한발 앞서가게 됐다.
 
이러한 지침 제정은 '샤리아위원회'의 판정보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이슬람 금융 관련 학자들이나 자금을 활용하려는 기업가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과세 형평성 문제와 종교적인 거부감 등으로 인해 2011년 전후 이슬람 금융의 국내 도입이 좌절됐고 활발한 논의까지도 중단된 상황이다.
 
 하지만 영국, 프랑스, 필리핀, 홍콩, 싱가포르 등 다양한 비무슬림 국가들에서도 이슬람 금융을 허용하고 있음.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자와 투자위험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슬람 금융계에서도 종교적인 색채로 인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대안금융’이나 ‘참여금융’이라는 명칭을 도입하면서 불필요한 종교적 마찰을 피하려는 중이다.
 
 이에 국내외 시장에서 수출과 투자(프로젝트) 진출에 있어서 파이낸싱 경쟁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현실을 감안해 종교 논리보다는 경제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이슬람 금융의 국내 도입이 어렵다면 기자재·설비 파이낸싱이나 플랜트 건설 및 각종 프로젝트 진출 건 등에서 현지 이슬람 금융 활용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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