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여행]샛노란 봄 풍경, 전남 구례산수유꽃축제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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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여행]샛노란 봄 풍경, 전남 구례산수유꽃축제로 가볼까?
  • 김정숙 기자
  • 승인 2017.03.24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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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포스트 김성현 기자]월이면 남도는 원색 물결에 빠져든다. 특히 3월부터 섬진강 주변은 봄 내음이 물씬 풍기는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광양 매화, 구례 산수유, 하동 벚꽃이 차례로 피고 진다. 구례군 산동면 일대는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70%가 넘을 정도로 대표적인 산수유마을이다. 산수유꽃축제와 함께 노란 봄 풍경을 선사하는 반곡, 상위마을, 산수유 시목이 자리 잡은 계척, 달전마을, 호젓하게 즐길 수 있는 현천, 원좌마을까지 차례로 만나본다. 
 
샛노란 봄맞이, 구례산수유꽃축제 
무채색에 가깝던 겨울이 지나면 이내 원색을 뽐내는 봄이 시작된다. 3월 중순, 남도는 봄이 한창이다. 광양 산자락에 하얀 매화가 만발하다면, 구례 산자락과 마을 곳곳에는 샛노란 기운을 품은 산수유 꽃이 지천이다.

산동면 일대는 약 1000년 전 중국 산둥(山東) 지방 처녀가 구례로 시집오면서 가져온 산수유가 퍼져 지금의 산수유나무 군락이 됐다고 한다. 산둥 처녀 이야기부터 산수유를 입에 물고 살던 산수유마을 처녀들 이야기,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죽고 죽이던 시절에 처형장으로 끌려가며 불렀다는 ‘산동애가’까지 샛노란 산수유 꽃길을 따라 애잔한 이야기가 흐른다.

구례군 산동면에서 올해 18회를 맞는 산수유꽃축제가 시작된다. 산수유나무의 꽃말을 따라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란 주제로 오는 3월 18~26일, 산동면 산수유마을을 비롯한 지리산온천관광단지와 산수유사랑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계척마을 산수유 시목지에서 열리는 풍년기원제와 행사장 주무대의 개막식으로 성대한 막이 오른다.

가장 큰 볼거리는 마을을 따라 흐드러진 산수유 꽃이지만, 주행사장에서 진행되는 다채로운 행사도 이에 못지않다. 구례잔수농악, 좌도농악 난타, 산수유 열린무대 등 매일 시간대별로 공연이 열리고, 산수유 러브레터와 소망트리 만들기, 스탬프 랠리, 산수유 소원지 달기 등 참여형 이벤트, 산수유 초콜릿 만들기와 사랑의 열쇠, 수유꽃 타투체험, 지리산온천 족욕 등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산수유 꽃길을 걷고 산수유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산수유 꽃길 따라 봄 마중하기’다. 매일 1회 2개 코스(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로 진행하며, 오전에는 지리산나들이장터, 오후에는 수석공원에서 출발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노란 풍선 불기, 산수유막걸리와 산수유차 시음 등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산수유의 모든 것을 만나고 배워보는 산수유문화관, 산수유마을과 지리산 능선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산수유사랑공원도 꼭 들러보자. 

축제를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산수유 꽃이 곱게 피어난 마을을 따라 걸어보는 것이다. 주행사장인 지리산온천랜드 일원을 중심으로 반곡, 상위, 평촌, 원좌, 상관마을이 걸어서 둘러보기 가장 좋다. 반곡에서 하위, 상위, 반곡과 평촌마을 일원은 여행객의 발걸음이 가장 많은 곳이다. 올해는 지리산나들이장터부터 구산공원, 산수유사랑공원까지 산수유 꽃 산책로가 조성되어, 걸어서 둘러보기 편해졌다.

산수유문화관에서 약 600m 떨어진 반곡마을은 대음교를 중심으로 지리산에서 흘러내리는 서시천과 반석이 산수유 꽃과 어우러진 곳이다. 산수유 꽃이 흐드러진 풍경을 사진이나 화폭에 담는 사람, 계곡의 따뜻한 반석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이 한 폭의 그림이 된다. 대음교 주변으로 산수유나무 군락을 따라 산책로가 나서 산수유 꽃을 만끽하기 제격이다.

반곡마을 입구에서 하위마을을 지나면 지리산 만복대 아래 잡은 상위마을에 닿는다. 산수유마을에서 가장 높고 깊은 곳에 들어앉은 마을이다. 상위교를 지나자마자 계곡을 따라 오르거나 마을로 진입하면 산수유나무 군락과 돌담, 시골집이 한데 어울려 정감 어린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상위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는 한 바퀴 원을 그리며 평촌마을까지 연결된다. 일방통행이지만 축제 기간에는 밀릴 수 있어 걸어서 둘러보는 것이 좋다. 약 5km로 걸어서 1~2시간이면 충분하다.

산수유나무 군락 사이로 자리 잡은 전각과 장독대가 인상적인 원좌마을, ‘산동애가’의 안타까운 장면이 남아 있는 상관마을은 여행객이 덜 붐비면서도 산수유 꽃이 아름다운 곳으로 꼭 한 번 들러볼 일이다. 

 지리산둘레길에서 만나는 산수유마을 
구례는 하동, 함양, 산청, 남원과 함께 지리산의 고장이다. 지리산둘레길에서도 봄기운을 만날 수 있다. 현천마을과 계척마을은 지리산온천랜드 일대의 산수유마을과 함께 정감 어린 풍경을 선사하는 곳이다. 특히 반곡마을과 상위마을 등은 행사장과 인접해서 여행객이 붐비는 반면, 현천마을과 계척마을은 상대적으로 찾는 사람이 적다.

지리산둘레길 22코스(산동-주천)는 구례군 산동면 소재지에서 구례와 남원의 경계인 밤재를 지나 남원시 주천면까지 15.9km에 이른다. 산동면 소재지에서 걷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현천마을을 만난다. 면 소재지에서 2km가 안 된다. 4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곳곳이 샛노란 물결로 일렁인다. 특히 마을 입구의 저수지 현천제는 산책로와 지리산둘레길이 이어지는 코스인데다, 저수지에 비치는 산수유 꽃이 아름다워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조금 올라가면 나오는 전망대에서는 현천마을의 원색 지붕과 산수유 꽃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마을 곳곳을 이어주는 돌담과 산수유 꽃이 어우러져 봄기운이 가득하다.

현천마을에서 현천제를 따라 산자락을 넘어가면 계척마을이다. 이곳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산수유 시목이 있다. 산둥 처녀의 이야기처럼 1000년 세월을 그대로 담아 해마다 산수유 꽃이 만발한다. 계척마을의 산수유 시목을 할머니 나무라 부르는데, 산동면 소재지에서 수락폭포 가는 길에 만나는 달전마을에는 할아버지 시목이 있다. 수령이 300년 정도라는데, 할머니 시목과는 규모에서 많이 비교된다. 계척마을에서 편백 숲을 지나 밤재를 넘으면 남원시 주천면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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