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왜 '한류' 압박할까…예능 프로그램 사실상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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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왜 '한류' 압박할까…예능 프로그램 사실상 장악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08.05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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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중기, 아시아 팬미팅 투어 마쳐KBS 2TV '태양의 후예'로 한류 스타로 떠오른 배우 송중기가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의 팬미팅을 마지막으로 3개월간의 아시아 팬미팅 투어를 마쳤다. 사진은 상해에서 열린 팬미팅에 참석한 송중기. 2016.7.17

[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중국이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제일 먼저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 제한을 거론하는 이유는 '한류(韓流)' 열풍이 거세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히트작은 대부분 한국 프로그램을 리메이크한 것들이다. 중국 연예시장에서 '한류'의 장악력이 큰 만큼, 활동 제한조치의 효과도 직접적일 수 있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위성TV는 후난위성과 저장위성으로 '런닝맨', '아빠 어디가', '나는 가수다' 등 한국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의 판권 수입을 통해 시청률 경쟁을 펼쳐왔다.

저장위성의 '런닝맨' 리메이크작은 2014년 10월 첫 방송을 시작했으며 시즌 4의 시청률이 3.934%에 달했다. 후난위성의 '아빠 어디가' 리메이크작은 시즌 3의 광고 수익만 12억 위안(한화 2천4억원)을 돌파했다. 저장위성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리메이크작은 중국 내 목요일 동시간 시청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저장위성과 같은 성급 단위의 위성TV들은 중국 전역에 방송할 수 있는 라이선스가 있어 사실상 중국인들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광고료의 경우 후난위성에서 리메이크한 '아빠 어디가'의 광고료가 2014년 최고 기록인 3억1천200만 위안(521억원)에 달했다. 반면 중국 중앙방송(CCTV)에서 제작한 방송프로그램의 광고는 한국 예능 리메이크의 20~30% 수준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중국에서 맹위를 떨친 셈이다.

한류 스타가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 잡으면서 중국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부쩍 늘어왔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스타 반열에 오른 송중기는 올해 후난위성의 '쾌락대본영'의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은 끝에 출연해 2.61%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송중기는 중국판 '런닝맨'에도 출연했다.

중국판 '나는 가수다' 시즌4에서 최종 3위를 차지한 '대륙의 신(新) 남신' 황치열도 '쾌락대본영'에 출연했다. 최근 CCTV의 새 예능 프로그램 '딩거룽둥창' 시즌 2에도 고정 게스트로 확정되기도 했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윤아는 중국 드라마 '무신 조자룡'에 출연해 시청률을 끌어올린 데 이어 '쾌락대본영'에 2회 연달아 출연해 한류 여신으로 자리 잡았다. 배우 박해진은 지난 4월 단독 게스트로 '쾌락대본영'에 나왔고 안후이위성의 전통 토크쇼 '비상정거리'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빅뱅의 승리는 둥팡위성의 새 예능 프로그램 '힘내요! 미소녀'에 심사위원으로 활약 중이다. 배우 송지효는 중국판 '우리 결혼했어요'인 장쑤위성의 '아문상애파'에서 영화배우 천보린과 함께 출연했다.

이처럼 한국을 포함한 외국의 리메이크작이 중국 방송에서 급속히 퍼지자 중국은 지난 7월부터 해외 판권 수입에 의한 프로그램 방송을 제한하고 지적재산권을 완전히 소유하지 않는 공동 제작물은 '외국 방송'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한류 예능'을 겨냥한 셈이다.

최근에는 사드 논란의 와중에 광전총국이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을 제한했다는 비확인 보도가 나돈 뒤 중국 내 방송사들이 당국의 눈치를 보며 한국 연예인들의 출연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 측은 "지난 7월 수입 규제 조치로 TV 예능 프로그램을 수출하는 한국 업체들이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중국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자체 제작 능력이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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